지금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분쟁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가져다준 플라자 합의를 연상케 한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일본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미국은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의 힘을 꺾어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이 플라자 합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한다.
일본의 급격한 성장
일본은 전후 서방세계의 제품디자인을 모방하는 방법으로 원가를 절감하면서 구미 시장을 점령해버렸다. 이미 1960년대에 자동차산업에 로봇을 도입하면서 불량률을 0% 가깝게 만들면서 1970년대에 이르러 미국 자동차는 가격경쟁력 품질 연비가 좋은 일본 자동차에 처참히 패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니, 도시바 등을 위시한 일본의 전자산업 선두주자들도 미국 굴지의 기업인 인텔 IBM을 넘어서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경제난
그 동안 미국은 속수무책이었다. 1965년에 베트남 전쟁 참전하고 1973년 1차 오일파동으로 케인즈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듣지도 보지 못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경제는 엉망진창이었다. 그러는 사이에 일본은 급속도록 성장 미국이 일본에게 위협을 느끼는 수준에 이르렀다. 1981년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레이건은 당내에서도 반대했던 신자유 정책을 실시했다. 정부의 지출, 규제를 줄이고 통화공급량을 고금리로 조절했다. 이 고금리로 엔화가 치는 내려갔고 일본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올라가는 바람에 80년대에 들어서는 일본이 미국 시장을 사실상 점령하게 되었다.
칼을 꺼내든 미국.
미국은 칼을 꺼내 들었다. 1985년 9월 22일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다. 미국, 영국, 일본, 서독, 프랑스가 모여 엔화 절상을 합의했다. 그런데 일본은 불 보듯 뻔한 이 합의에 왜 바로 서명했을까? 이유가 있었다. 미국의 협박이었다.
- GATT를 미국이 탈퇴하겠다.WTO의 전신으로 볼 수 있는 조약으로 "무조건 최혜국대우 공여 원칙"에 의거한다. 이것이 뭔 말이냐면 모든 국가가 차별 없이 동등하게 혜택을 적용하겠다.라는 것이다. 수출로 많은 이익을 얻는 일본으로서는 미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있기에 사실상 효력이 발생하는 이 조약에 미국이 탈퇴하면 GATT는 사실상 무력화되고 이건 나머지 국가들에게도 수출 타격이 컸다. 미국은 그 당시에도 최대 소비국이었으니까. 일본은 깨갱할 수밖에 없었다.
- 세계 경찰 임무수행을 안 하겠다 유럽 국가들에게는 소련은 크나큰 두려움이었다.
- 달러 무제한 발행. 달러 무지 찍어서 너희들의 자산가치를 폭락시키겠다.라고 한다.
사실 2번 3번 같은 경우는 아마도 플라자 합의를 하지 않았더라도 실행했을 경우가 높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 입장에서도 소련은 밟아줘야 할 상대였고 달러는 통화팽창이 심해서 마냥 달러를 찍어 내기가 미국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결국은 최대소비국로서의 미국의 지위를 이용하여 일본을 협박. 일본은 결국 플라자 합의에 서명하게 된다.
사실 뭐 합의는 아니지만 말이다. 엔화 가치의 절상과 버블경제 이후 다들 알다시피 엔화 가치가 무섭게 치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가격경쟁력은 떨어지고 있었고 수출도 대폭 둔화된다. 하지만 이것뿐만이 아니다.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다. 그러자 미국의 재무장관 베이커는 일본 수상에게 압력을 가해 금리를 계속 인하하도록 했고 일본증시로 들어간 자금을 미국으로 돌리려고 했다. 한편 일본은 금리를 계속 인하, 2.5%로 수준까지 내렸고 그로 인해 은행에서 나온 자금은 일본 증시와 부동산으로 몰려 각각 40% 부동산은 90%까지 오르는 등 거대한 금융 거품이 발생했다.
1988년이 되자 일본 증시는 세배 이상 올랐으며 단기대출 시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게 되었다.
일본을 겨냥한 신금융기법
1982년 시카고 상업거래소는 주식선물이라는 신금융기법을 만들었었다. 이 기법은 1989년 12월 29일 정점에 오른 일본 시장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플라자 합의 이후 고공행진을 하고 있던 일본증시는 결코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에 일본 기관투자자들은 하락에 베팅하는;미국 금융 신상품을 사들였다. 자신 있었던 것이다. 결국은 일본증시는 오를 것이고 하락하더라도 충분히 그것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990년 1월 12일 본격적으로 미국 금융 공격이 시작되었다. 닛케이지수 풋 워런트라는 금융상품이 갑자기 출연했다. 닛케이 지수가 하락하면 하락할수록 수익이 극대화되는 상품이었다. 이 상품은 미국에서 엄청 많이 판매되었다. 그래서 이런 상품과 유사한 상품들이 계속 나타났고 그 결과 일본증시는 완전히 붕괴되고 말았다. 증시의 붕괴는 은행, 보험회사들을 먼저 타격했고 금방 제조업으로 그 여파가 전해졌다. 그 후 일본은 10여 년간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고 몇 건의 사건들로 잃어버린 20여 년을 완성시키게 된다.